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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외에이전시 해외 개시_번역개척기 에이전시 작업

해외 에이전시와의 작업을 드디어 시작했다. 12월 중순부터 졸업 후 진로를 준비하기 시작했지만, 해외 에이전시 개척은 3월 중순부터 시작했으니 한 달만에 드디어 수익화를 실현한 것이다. 물론 지속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, 개시를 했다는 건 분명 의미있는 일이니까! 해외 에이전시와는 총 세 군데와 계약을 맺었다. © jontyson, 출처 Unsplash드디어 한 발짝 내디뎠다.

샘플 테스트와 파트너 등록 절차, 담당자와의 의사소통, 화상 미팅 시스템, 작업 할당 시스템 등이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, 국내 에이전시에 비해 훨씬 체계적이고 세분화되어 있는 것 같다. 사실 이달 초 홍콩 업체로부터 첫 작업을 의뢰 받긴 했었는데, 여행 중에 외부에서 확인하고 뒤늦게 시스템에 로그인한 탓에 다른 번역사에게 일이 넘어가 버려 실제로 작업을 하진 못했다. 그리고 그제 마지막으로 계약을 맺은 업체로부터 첫 작업을 의뢰받았다. (중국/홍콩/미국)겁이 많아 무조건 대형 업체에만 지원을 해서 (누가 보증해주진 않았다만) 번역료를 떼어먹힐 일은 없을 것 같다.

적당한 길이의 원문과 그에 대한 예시 번역 5가지를 제시하고, 가장 올바른 번역문을 찾는 문제로 지원한 번역가가 정말 원어민인지, 높은 수준의 국어를 구사하는지를 확인하는 테스트라고 했다. 인터뷰 때 감수 경험을 묻더니 이런 거 의뢰하려고 그랬던 거구나. 감수 경험이 많진 않지만, 오래 거래하던 업체를 통해 감수와 신규 번역사 샘플 테스트 평가를 해 왔고, 최근 거래를 시작한 업체에서는 주로 감수의뢰를 받고 있어서 그렇게 일했던 경험과 (졸업한지 20년이나 됐고, 이후 전공과 무관한 일을 했지만,) 나의 학부 전공이 국어국문과라는 점을 인터뷰 때 강조해서 이야기했던 것이 바로 작업을 받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. 번역은 아니고, 중한 번역가 선발을 위한 테스트 키트를 제작하는 작업이었다.

실제로 10년 간 일을 하면서 국문과 출신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. ‘굶는 과’라던 나의 빛바랜 전공이 이제 빛을 발하는구나. 인생이란 모를 일이다. 해외영업 처음 시작할 땐 ‘희한한 전공’을 했다는 소리도 들었다.

처음 해보는 일이라 작업 성격을 파악하는 데 들인 시간을 제외하면 5~6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. 첫 작업이라 특별히 더 잘 하고 싶어서 여러 번 검토하고, 맘에 들지 않으면 과감히 버리고 다시 작성했다. 그리고 받은 피드백은 It looks great! 영어를 외국어로 쓰는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라 내가 생각하는It looks great! 와 말한 사람의It looks great! 가 의미가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, 어쨌든 긍정적인 피드백이라는 건 확실한 거니까, 뿌듯했다. 작업에는 하루 정도 걸렸다.

통역을 나가도 지금 내 경력으로는 못 받는 요율이다. 이 정도 요율은 퇴직하고 처음인 것 같다. 이렇게만 일이 순서대로 속도 맞춰 차곡차곡 들어와준다면 월 400만원도 가능하겠지만, 그건 어디까지나 바람일 뿐 프리랜서란 불확실한 직업이다. 작업료는 USD180.

그래도! 지금은 축하만 하자. 드디어 첫 발을 내디뎠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!. 쏟아지는 일에 떠밀려 다니거나, 지난 두 달처럼 한량 같은 생활을 하며 그래도 백수는 아니다 스스로 위로하며 시간을 보내는 그런 직업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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